부여 등불집 Buyeo-lamp house

글쓴이 ggdarchi 날짜

대지는 부여군에서 서측으로 25m 떨어진 반교리는 북으로 월하산, 남으로 월명산과 아미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조용한 농촌지역이다. 특히 반교리는 집집마다 대지를 두른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대지는 서측으로 본가, 북측으로 대숲, 동측으로는 반교리 마을 풍경과 남측 원경으로 산 조망이 기막힌 천혜의 입지다. 클라이언트는 대대로 가족과 살아오던 곳으로, 본가 앞 620평 땅 안에 작은 주말주택을 짓기로 했다. 설계자인 우리는 마을 속에서 높이 있는 신축될 집의 모습과 산과 대숲을 집 안에 차경으로 끌어오고, 본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한 이슈였다.

건축주는 의뢰한 대지에서 자라고 성장하였으며, 현재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시는 골드미스터로 주생활공간은 서울의 아파트다. 부여에는 작은아버지 및 친지가 거주하고 계시며, 본가로 내려가 집필 및 독서를 하며 주말을 보내며, 때때로 내려온 조카들과 추억을 만들어 가신다. 때문에 신축될 주택의 주요 거주인은 골드미스터 1인이며, 주요 용도는 주말주택으로, 주요 실은 집필과 독서를 할 서재와 놀러 온 누나댁이 머물 게스트룸, 본가와 엮어 친지 혹은 친구들과 요리하고 함께 식사 할 주방이었다.

50평으로 계획된 이 집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집이 마을에서 등잔불 같은 집이 되길 바랐다. 어둑한 어둠이 사위를 덮을 때면 2층 작은 창가에 노란 불이 켜지고 선비의 책 읽는 모습이 바라보이고, 낮이면 따사로운 햇살을 듬뿍 받아 하얗게 빛나는 작은 집, 등불집이 이 집의 컨셉이고 모티브다. 또한 젠스타일이나 한스타일에 심취해 있으며, 비즈니스의 전략과 실행을 연구하는 클라이언트의 섬세함과 차분함, 지성을 집에 담기 위해 매싱과 선이 만드는 동양 건축 미학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였다.

본가와 신축주택의 관계는 본가를 본채로, 신축될 등불집을 사랑채로 하여 관계를 맺도록 했으며, 사랑채의 후정을 주요한 생활마당인 안마당으로, 본채와 사랑채가 만드는 마당을 사랑마당, 사랑채 앞을 행랑마당으로 구성하여 각각의 다른 쓰임으로 쓰일 수 있도록 조닝하고 레벨 계획을 했다.

색채와 자재는 부여의 자연에서 칼라칩을 선택하여 돌담을 모티브로 한 그레이톤의 전벽돌을 1층에 사용하고, 등불을 상징하는 2층은 대리석으로 하였다. 이 둘을 연결하는 ㄴ자형 긴 처마는 흰색으로 STO마감을 하여 정리하였다. 전체적으로 그레이톤의 집인데, 창 상하부와 도어 등에 우드 사용, 주변의 수목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했다.

어릴 적 한옥이었던 본가의 대청마루와 서까래에 대한 추억을 마음 깊이 가지고 계신 클라이언트이기에 처마를 주요 디자인 요소로 하고, 거실과 서재에 서까래와 한식창을, 대청마루와 연결된 사랑방을 디자인하였다. 또한 공간의 나눔을 미서기도어로 하여 다 열었을 경우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될 수 있도록 했으며, 설치한 한식창이나 미서기도어 등은 모두 열었을 때 벽 안으로 숨겨지는 디테일을 만들어 창의 개폐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이 연출될 수 있도록 하였다.

실내외에 끈 자재는 대부분 자연재료나 자연감각을 모티브로 한 것들을 사용하였다. 벽돌, 석재, 우드가 그러하며 이들은 외장재 뿐만 아니라 실내공간의 서까래, 도어, 조명, 계단, 바닥마감재, 타일 등에 적용되었다.

대지 주변의 산과 들 전망이 좋아 이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하였고, 이는 전창, 액자창, 병풍창, 코너창 등을 통해 구현하였다. 그리고 후정에서 전경으로 시선을 열어주기 위해 보일러실을 별채로 하여 조망 포인트를 만들었다.

내부공간은 집에 들어와 산책하고 사색할 때 다채로운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적 시퀀스를 짜고 각 시퀀스마다의 뷰포인트를 설정했다. 본가에서 현관으로 집에 들어오고 거실과 게스트룸으로, 주방으로, 2층으로 가는 동선을 짜면서 다이렉트로 올라가는 동선 보다는 일부러 돌아가는 동선을 계획했다. 그리고 이 동선 속에는 눈 끝에 머무는 가벽으로 프레임 지워진 월명산, 거실 밖 차경, 중정으로 보는 하늘, 후정을 둘러싼 병풍창, 서재 서까래 및 펼쳐지는 마을 풍경이 있다. 또 집 안팎 걷다 앉을 수 있는 대청과 쪽마루, 작은 벤치들이 있어 사색과 산책의 작은 즐거움들을 더했다.


전원속의 내집 게재 링크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5227301&memberNo=954004


대지위치 : 충청남도 부여군
지역지구 : 계획관리지역
대지면적 : 2,079.00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5.76 ㎡
연면적 : 165.69 ㎡
건폐율 : 6.05 %
용적률 : 7.97 %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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