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당근집 Danggeun jip

글쓴이 ggdarchi 날짜

클라이언트는 본인은 이 집에 입주하지 않을 것이고 100% 임대를 위한 집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성능과 다른 집과는 다른 차별점,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 정도면 된다고 했다. 이렇다보니 재설계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의 생활 방식이나 습관, 취미 등에 대한 일반적으로 주택을 설계하는 데 논의하는 이야기보다 좋아하는 디자인, 선호하는 재료, 집짓기를 생각했을 때 목표로 한 집의 롤모델 등 클라이언트의 취향을 파악하고 디자인 방향을 잡기 위해 필요한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임대주택, 여러 디자인가이드라인이 있는 택지개발지구의 상가와 주택이 혼합된 100% 임대건물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임대주택인 이상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용적률 즉 임대면적이며, 특별한 요구사항은 동시다발적으로 지어지는 택지개발지구에서 다소 튀는 차별적 디자인이었다. 택지개발지구는 지구단위계획이 지정되어 있어 지붕각도가 정해져 있고 최대 용적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정된 이격거리를 준수한 채 꽉 채워서 올리면 기본적인 집의 용량과 형태는 다 정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이 양쪽에 도로가 있어 채광일조조건은 피해갈 수 있었지만 파사드는 100~200cm의 셋백도 용납되지 않았다.

첫 미팅 때 형광 오렌지빛 등산 셔츠를 입고 오신 클라이언트는 만날 때 오렌지색 셔츠를 입고 계셨다. 오랜 시간 요식업에 종사하시고 지금은 본인의 갈비집을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으로 요리와 식당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그리고 오렌지색에 대한 사랑 역시.

집은 당근집이라 애칭을 정하였고, 디자인은 꽤나 큰 필지에서 변화를 주고 대지가 3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존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2가지 벽돌로 파사드를 분절하기로 하였고, 왕갈빗대를 갈비살이 감싸고 있듯 속 뼈대를 파사드 덩어리가 감싸고 있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각 임대세대 인테리어는 직접 하기로 하셔서 공용 로비 디자인만 하였다. 외부의 오렌지 컨셉을 내부에도 끌어들였고, 외부에서 파사드가 면을 감싼 것은 계단 핸드레일이 면으로 감싸 올라가게 하였다.

당근집 색은 클라이언트의 오렌지색에 대한 애착에 따라 집은 당근색에 가까운 오렌지톤으로 결정하였고, 그 색은 인공의 채색된 색이 아닌 자연 자재 자체의 발색으로 만들기로 하였고, 오랜 시간 변함없는 재료를 원하셔서 적토를 구워낸 토벽돌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클라이언트가 생각나는 원하는 발색 벽돌을 찾기 위해 우리는 직접 벽돌 공장들을 찾아다녔고, 오렌지 베이스의 두 벽돌을 선정하였다. 1층 상가 쪽은 주택부분과 다르기를 원하고 흔하지 않은 돌을 쓰기를 바라셔서 우리는 석공장을 답사해서 이태리산 현무암을 제안하였다. 조사해 온 돌과 벽돌은 콤비네이션을 만들어서 미팅 때 보여드리고 그 중 최종적 선택을 하였다.

집은 디자인을 넘어 섬세한 디테일이 빛을 내 준다고 생각하였다. 우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부분, 물을 끊어주어야 할 부분, 배관을 외장재와 만나게 하는 부분, 디자인 포인트가 되는 부분 등 필요한 모든 부분의 상세를 계획하고 도면으로 그렸다.

공사는 2019년 5월에 시작되어 12월에 준공하였다. 계약부터 1년이 걸린 프로젝트였고, 몇 번의 설계변경이 있었다. 클라이언트는 이 집에 입주하였고,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어가며 집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건축은 삶을 살아낸 후가 건축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건축개요

대지 위치 : 경기도 시흥시
대지 면적 : 312.00㎡
건물 규모 : 지상4층
건축물 용도 : 다가구주택, 근린생활시설
연면적 : 615.00㎡
건폐율 : 59.82%
용적률 : 197.42%
주차대수 : 7대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건축설계.인테리어 : 갓고다건축사사무소
구조설계 : 제이엠구조
전기.기계.소방설계 : 유성기술단
시공 : 서부종합건설(주)
사진 : 나르실리온(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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