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 키움센터 Icare Center
우리에게 키움센터는 주택 위주의 민간건축을 주로 하는 와중에 일탈같은 프로젝트다. 장기간에 설계가 진행되며, 건축주와 끝없이 소통하는 민간건축과 달리, 단기간에 설계가 끝나고 실질적인 사용자나 관리자를 만나지 않고 나름 ‘알아서’ 진행하는 프로세스다. 이 때문에 설계 과정이 좀 외롭지만, 덕분에 어느 정도 생각대로 진행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예전 송파구 5개 키움센터를 나눠서 할 때 젤 골치 아픈 공간을 맡게 되었고, 그렇게 끝내고 난 뒤 뭔가 ‘키움센터계 해결사’가 된 듯하다. 항상 공간이 키움센터로 부적절해 보이거나 구조적, 공간적, 예산적 문제가 있는 공간들이 우리에게 온다. 담당 공무원도 의뢰를 하면서, ‘저번 00키움센터 봤어요. 거기도 하셨으니, 여기도 잘 해결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한다.
이번 풍납2동 키움센터도 마찬가지였다. 구청이 관리하는 단독건물이긴 하나, 1-2층에 어린이집. 3-4층에 독서실이 위치한 건물의 3층을 키움센터로 바꾸는 것이었고, 어린이집은 공사 중에도 운영될 예정이었다. 특히 건물 전체가 특수 소방 시설 대상이었고, 온갖 소방 설비와 장비가 가득하여 옮길 수 없었고, 소방장비임으로 가구로 박싱을 해 가릴 수도 없었다. 공간도 구조벽으로 작은 방들로 나눠져 있었다.
우리가 키움센터를 할 때 고민에 시간을 쏟는 부분은 아이들 공간의 크기나 안락/안전만이 아니라, 공간의 관리자이자 이 공간의 보호자인 선생님의 공간이다. 키움센터의 주목적은 방과후 아이들의 배움과 놀이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의 편의가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어떤 한 곳도 선생님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시간과 선생님의 시간이 항상 공존하고 시선으로 서로 소통/관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배치하고 가구를 디자인한다. 그 다음이 공간의 분위기이며, 학교에서보다는 집처럼 신발도 벗고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공간 나눔과 자재의 질감과 색이다. 이번 키움은 짙은 그린을 강조색으로, 이 초록을 따뜻하게 감싸줄 베이지로 했고, 이는 우리가 일을 시작했던 여름의 풍납토성에서 왔다. 공간 또한 토성에서 착안해 나누고 오르내리게 했다. 토성이 집 옆에 있어 익숙한 아이들에게 맘껏 뛰고 놀아도 혼나지 않는 토성을 주고자 했다.
때때로 주어진 공간의 한계로 필요 공간이 생각보다 작아지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선생님의 공간은 확보해주려 한다. 선생님이 편하고 휴식을 취하기 용이해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과 보육이 갈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건축개요
대지 위치 : 서울 송파구
건축물 용도 : 노유자시설(키움센터)
연면적 : 129.00㎡
인테리어 : 갓고다건축사사무소
시공 : 엘에이치건축
사진 : 김한석